대학교 1학년 때 같은 과의 여자애를 짝사랑해서 고백했지만, 결국 차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 학기마다 전공 선택과목이랑 교양과목이 자주 겹쳤다. 대학교 3학년 때까지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얼굴을 봤고, 답사도 가고 과제도 함께 했다. 중간에 나는 술에 취해 전화로 다시 고백했지만, 또 차였다.
2018년에 군대를 갔고, 올해 초에 복학했다. 그녀는 작년 2학기를 마지막 학기로 졸업했고, 나는 군복학해서 이제 졸업반이다. 군대를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불꽃을 태우듯이 고백했지만, 또 차였다. 그때 그녀의 번호와 사진, 카톡을 모두 지웠고, 제대할 때까지, 2018~2020년까지 연락 한 통도 안 했다.
그런데 복학하자마자, 2020년 3월에 그녀에게 갑자기 카톡이 왔다. 초성 쓰다가 실수로 눌러서 카톡을 보냈다고. 달마다 초성 쓰다가 잘못 눌렀다고 카톡이 오고, 방금도 그랬다. 이게 무슨 일이지? 초성 쓰다가 잘못 눌러서 카톡 보낼 수 있을까? 그린라이트인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평소에 나를 정말 싫어했기 때문에, 그건 정말 아닐 듯.
아무튼 싱숭생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