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에 애들 모아놓고 뭔 강연하다 뜬금없이 mb가 747공약 못지켰다며 까기도 하고, 뭐 대충 정치 성향 투명했던 선생이었어.
근데 은근 교육자로서는 괜찮았던 게 일단 수업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학생들한테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게 눈에 보였고 뭣보다 아버지가 육성회비랍시고 몇십만원 갖다바친 거 유일하게 거절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담임이 나만 교무실로 쓱 호출하더니 웬 흰봉투 쥐어주고는 절대 열어보지 말고 그대로 아버지한테 갖다드려라. 이러더라 근데 나도 눈치가 있으니까 그게 뭔지 알았지.
난 전까지 아빠가 선생님들한테 그런 돈 갖다바치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이전 담임들은 죄다 암말 없이 꿀꺽했었나보더라. (확실하진 않지만) 그러니까 그 시점까지 계속 선생한테 돈 갖다바쳤던 거겠지. 근데 유일하게 그 선생님은 자식 얼굴 통해 되돌려 보내면서 이런 돈 보내는 거 아니라고 에둘러 거절했던 거. 울 아버지가 그거 보고는 멋쩍게 웃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근데 그게 아니라 그거 걸리면 지 짤리니까 그런 걸수도있어. 요샌 워낙 투명하니까. 전교조에 나쁜인간만 있는건 아니겠지만, 상식적인 애들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