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부터 항상 뚱뚱해서 한 번도 정상 체중이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길을 걸어다니기만 해도 살을 빼라는 시선을 받을 정도로 뚱뚱했죠.
그러다 18년부터 지금까지 50키로를 감량하여 정상 체중이 되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빼빼 마른건 아니지만, 이제는 덩치로 비난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살이 빠지고 나니, 옛날 기억을 다 지우고 싶어졌습니다.
사람들의 태도도 굉장히 짜증나요. 옛날에는 살이 쪘다는 이유로 가만히 있어도 무시당하거나, 웃음거리로 취급당하고 왕따도 당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원래 얼굴이 예쁘다고 하거나, 살을 그렇게 빼도 피부가 안 처지는 것을 보면 피부가 참 좋다며 예전에는 할 수 없었던 칭찬을 해줍니다.
이런 사람들이 너무 이중적이고 역겨워요.
비난을 받는 것보다는 칭찬을 받는 이상태가 정신 건강에는 좋지만, 이런 사람들 때문에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못 믿는 내 자신이 또한 굉장히 미워요.
그래서 옛날에 상처 받았던 기억들을 다 지우고 싶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를 모두 같은 동네에서 나왔기 때문에 예전에 나를 놀렸던 동창들과 지금의 모습으로 마주칠까봐 그 동네로 가는 것도 싫습니다.
살을 많이 빼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이렇게 현타가 오는게 너무 우울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에 늘어놓아봐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거 같아요.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이곳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너무 서글프네요.
아마 살을 뺀 사람들은 다들 이랬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