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란 복숭아 꽃을 말하는데 복숭아 꽃이 만개할 때는 다른 꽃보다 색채가 강렬해서 다른 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복숭아 꽃에 시선이 집중된다.
재밌게도 벌레들도 그걸 아는 양 주변 벌레란 벌레는 죄다 복숭아 나무로 달려든다.
도화살의 길함은 바로 타인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집중력에 있다.
도화살의 흉함은 바로 온갖 벌거지들이 몰려들어 결국 양분을 뺏겨 실속이 줄어드는 것에 있다.
도화살에 겁살이 붙을 때를 꺽어진 도화라고 한다.
폭행, 폭력, 성문제, 추문, 구설시비, 관재, 수술수, 부인계 질환이 이에 해당한다.
도화와 삼합되는 건 모두 도화의 뜻이 담긴다.
오화가 도화라면 인목겁살도 도화가 되고, 술토반안도 도화가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도화가 때에 맞춰 자신의 속살을 까 보여 시선을 끌지만 꽃이란 결국 식물의 생식기고 그 향기는 암컷의 화학 분비물일 뿐이다.
그 부끄러움도 모르고 나름의 화려한 색채로 자랑차게 생식기인 꽃을 까보이는 상 때문에 타인의 시선들이 몰리는 무대 위나 광고, 홍보, 전시에 강하지만 구설과 윤리/도덕이 없는 타락의 상을 겸하고 있다.
도화꽃이 다시 피기 위해서는 삼백 일 이상을 기다려야한다.
동짓달 모진 추위와 땡볕을 견디며 태풍속에서도 이를 갈고 반복된 통고속에서 피워내는 시련의 의미를 도화살이 갖는 반면에 겁살도화는 아주 짧은 시간에 꽃을 꺽어 자기 몸에 두르는 동작으로 팔짱끼고 압박하면서 상대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속살을 까보이게 하는 강압적/강제적 도화인 것이다.
도화꽃을 꺽어 목에 걸고 머리에 꽂아 시선을 끌기도 하며 연인의 손가락과 팔에 둘러묶으면서 사랑이라는 형이상학적 감정을 대상화하여 자신의 소유물임을 증표하는 작용으로 마치 순수한 토착인을 점령했던 점령군과도 같다.
여기는 남의 것을 베껴 모방하여 자기 색채를 덧바르는 속성이며 심지어 그 향기까지도 고스란히 복제하듯 자기 몸에 비벼서 같은 냄새를 풍기게 하는 형살적인 작용도 담기게 된다.
아니 도화살의 삼합군은 모두 형살적인 의미를 담기는 한다.
반안의 도화란 그 두가지를 골고루 가진 도화성으로 모방과 끝없는 반복 숙련을 통하여 놀라운 기술성으로 승화시키는 작용이다.
기인열전에 나오는 사람들이나 현란한 연주나 춤 같은 기술/기예적 요소로 사람들 이목을 끌어내게 하는 도화 삼형제 중에서도 가장 은은하니 오래도록 지지않고 장구히 입에 오르내리는 천년도화라 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