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보기 전엔 수억을 줘도 신념을 어기는 건 내가 깨진다고 생각해서 안 굽히고, 안 깰 자신이 있었던 신념이었는데, 막상 닥치면 생각보다 작은 보상에도 깨져버렸어.
그게 옛 일이지만, 나에겐 트라우마를 제대로 심어준 지도교수였어.
화류계나 룸사롱,호빠 같은 곳을 정말 안 좋아했어.
거기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었고, 나는 절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수백억을 줘도 절대로 깨지지 않을 신념이라고 믿었었어.
하지만, 졸업을 못하게 될까봐, 기사 자격증도 잃어버릴까봐 두려워져버렸어.
졸업 세인을 받기 위해 버텼는데, 그 약속은 수백억, 수천억도 아닌 세인 하나에 대해 깨져버림.
왜 소개 시켜줄 지인을 그런 곳에서 만나야 했는지, 나는 왜 거절을 못 했는지 모르겠어.
아들같은 새끼를 옆에 끼고 있는 도덕성, 그게 정말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어.
싫은 말은 내지도 못하고 거절의 ‘아니요’ 라는 단어도 내지 못했어.
웃으면서 ‘네, 네’ 하고 일출 주까지 말아줬어.
그래, 꿈꾸는 것 같았어.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매슥 거리고 트라우마로 남아.
나 자신에게 절대로 안 깨겠다고 이야기한 그 약속, 얼마를 줘도 절대로 안깰 것 이라고 했던 그 약속을 스스로 깨버렸어.
그 이유는 세계 평화를 위한 것도 아니고, 고작 세인 하나때문에 깨진 거야.
내가 참 별거 아니라는 걸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꼈어.
그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멘탈이나 마음을 어떻게 잡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