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딩때 말한번 잘못해서 3년내내 왕따 쭈구리로 지냈던 적이 있음.
친구를 봐도 편하게 말을 못함 초중딩때는 찐따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들도 있었고 최소한 ‘편하게 말을 할 상대’가 있긴했음.
그런데 고딩때 한번 왕따 당하고 나니까 그 트라우마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이 안된다.
대학교 들어가서 처음 어떤 여자애를 좋아하게 됐는데, 결국 잘 안되고 연애시장에서 내 등급에 대해 뼈저리게 체감했음.
그 이후로 여자랑 연애하는건 그냥 포기하고 삼.
대학교때 아싸던 나에게 다가와주고 같이 놀아주던 동아리 애들이 알고보니 신천지였고 신천지 포교 대상으로 겉돌고 있었다는걸 깨닫게 되자 인간불신은 더욱 더 심해졌음.
군입대 직전에 공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힘도 잘 못쓰고 일처리 돌아가는걸 잘 파악을 못하다보니 욕을 많이 먹었음.
나에게 그나마 잘해주던 공사판 아재가 한분 있었는데,참다참다 나에게 “너 이거 시켜줄테니까 10분 이내로 하고 와. 10분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라고 했는데나는 결국 10분을 초과했음.
그 이후로 그 사람좋은 아재가 나한테 한마디를 안걸더라.
마지막 순간까지.
태생이 병신이라 현실적인 것에 관심이 적고 차라리 책을 읽고 추상적인 것들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았다.
세상에 착한 사람은 두가지 종류가 있다.
원래부터 착한 사람과 외부에 의해 ‘강제로 착해지는’ 사람나는 후자 쪽이었고, 남들에게 덜 욕을 먹기 위해서 억지로 미소를 지어내며 착한척 얌전한척 순응적인 태도로 포장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군대에 가서 선임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 예뻐해주기는 했었지.
그때가 좋았던 것 같다. 힘이 들긴했지만 나중에 그만큼 인정도 받았고.
문제는 내가 선임이 되었을때 후임들이 하나 둘씩 나에게 말을 안 걸고 있다는걸 알아챘음.
다른 동기들은 위아래 가까운 선후임들이랑 친구처럼 편하게 말하고 지내는데나는 전혀 그런 상대가 없었음.
그렇게 할 용기도 없고, 내 스스로가 하도 찐따처럼 생긴걸 알다보니 조금만 편하게 대해도 허점이 드러나며 쉽고 만만한 상대로 보이게 될 것을 안 것이지.
그 쉬운 농담 한마디 안던지고 무뚝뚝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나마 살아남기 위해서 일만 잠도 안자고 주구장창 했었고.
결국은 후임 한명이 나한테 하극상을 일으켰음.
나이도 더 어린 애였는데 좀 일찐 그런거였나봄.
1년동안 나랑 데면데면해서 나도 그냥 신경 끄고 살았는데 그게 화근이 되었는지 한번 내가 실수하니까 바로 득달같이 달려들더라.
“좆밥같이 생긴새끼가 진짜 뒤질래? 함 뜰까? 씨발새끼야?” (* 실제로 한 말ㅋㅋ)전역하고 어떻게 하다보니 회사에 들어오게 됐는데 처음에는 잘 풀리나 싶었지만 신규직원이었던 시기를 지내고 본격적으로 회사정치에 발을 담그게 되니, 여전히 힘들고 고달픈건 매한가지인 것 같다.
유별나게 웃으면서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은 모두 적이다.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갈취해내기 위해서 사는 존재다.
그동안 내가 받았던 수많은 상처들때문에 이런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고,
솔직히 이것이 명백한 사실이라는걸 머리로 너무 잘 깨닫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