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엄마가 편의점 1개 하시고 아빠도 편의점 1개 하고 이모도 하시고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엄마 편의점 알바 시작한지 9개월 정도 됨.
지금까지 있던 일 중에 제일 기분 좋았던 적 얘기 풀어봄.
5위. 최근인데 그 카톡 사기 알지 구글 기프트 카드 사기. 아줌마가 오셔서 이거 사기라고 말해주니까 현금 80만원 가지고 오셨는데 너무 고맙다고 오만원 용돈 쓰라고 주심.
4위. 나 지금은 오전 하는데 옛날에는 야간했었거든 그래서 밤이오면 술 마신 진상들이랑 별의별 사람들 많이 왔었는데 그중에서 어떤 노숙자분이 오셔서 진라면 매운맛 한개 사서 의자에 앉아서 1시간 정도 주무시다가 가시는 분이 있었어.
그분은 나 야간 할 때마다 오실정도로 많이 오셨어. 그리고 그 분 볼 때마다 안쓰러워서 2시 폐기나는거 있으면 드렸었단 말이야. 그리고 나 오전으로 넘어가서 못 만나구. 근데 그분이 한번 오전 할 때 찾아오셨는데 말끔하게 정장 입으시고 머리도 하시고 오셔서 나한테 음료수 사주면서 어디 일자리 구하셨다는 거야.
그러면서 그동안 너무너무 고마웠다고 나한테 말 걸어주고 밥까지 챙겨주는 편의점 알바생은 내가 처음이라면서 그때 좀 울컥했지.
3위. 코로나 터지고 나서 완전 초반에 마스크는 한 10명 중에 3명? 쓸 그쯤에 나 야간 하는데 어떤 누나가 와서 왜 마스크 안 쓰고 있냐고 점장님이 못쓰게 하냐고 막 그러면서 걱정해주는 거야.
그때 내가 담배 피고 와서 냄새 좀 심해서 3분 정도 벗고 있었는데 그래서 아니에요! 점장님이 쓰라고 하시는데 제가 담배 피고 왔는데 마스크가 한 개라 냄새 베일까봐 못 쓰고 있었다고 하니까 아 알겠어요 하고 바나나 우유 사시고 나가셨는데 한 10 분 뒤에 뛰어 들어오셔서 마스크랑 그 수술용 장갑? 그런 거 주시면서 마스크는 항상 써야 한다고 요즘 위험하다고 그리고 포스트잇에 편지 같은 거 써있는 거 주시면서 나가는 거야. 그때 진짜 감동받았었지. (아버지가 약국 하신다고 마스크랑 장갑은 집에서 가져오셨어).
2위. 이건 그냥 내가 기분이 좋은 건데 어떤 좀 끼 있게 생긴 여자가 와서 초코에몽 사고 나가서 자기 친구들이랑 막 쳐다보면서 웃길래 아 오늘 좀 꾸미고 올걸.. 이러고 있었는데 우리 편의점 바로 옆 가게가 술집이라 거기서 술 마시는 듯 했어. 그래서 그냥 계산 하고 있다가 그 여자기 또 와서 상쾌한 사면서 나한테 여자친구 없으면 번호 줄 수 있냐 했을 때
1위. 제일 기분 좋았던 거는 나 오전이니까 여기서 점심 먹고 일 하는데 내가 항상 스트레스 제일 받던 게 밥 먹을 때 손님들 오시는 거였단 말이야. 나는 알바하면서 도시락이나 라면 이런 거 먹는데 라면은 내가 계산 하고 가면 불어있던 적이 너무 많아서.
그래서 후딱 먹을려고 막 먹기 시작한지 2분 뒤에 4~5명 무리 아줌마들이 오시는 거야. 근데 그 중에 단골 아주머니 계셨는데 어머 밥 먹구 있었구나! 우리 한 번에 고르면 얘기할게 천천히 먹어! 그래서 아 감사합니다! 이러고 먹고 있는데 다 커피 사시는 거 같았는데 왠 콜라 한 개가 있어서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계산 하시고 나한테 콜라 주시면서 요즘 많이 힘들텐데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 보고 많이 기특하시다면서 칭찬해주시는 거야.
그래서 그 전에는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아서 관둘까 생각 많이 했었는데 그런 생각 없어지고 내가 지금까지 잘해왔구나 더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 생길 때 뭔가 속에서 올라오는 그런 감정 들 때 너무 감동이었지.
모든 아르바이트생들 화이팅 하고 오늘 하루도 검수 잘 하고 빵꾸 없이 계산 화이팅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