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 일할 때는 ‘군대도 버텼는데 이 일 하나 못 버텨?’ 라는 마음으로 진상들도 웃으면서 친절히 반겨줌.
2. 단 한 달만에 그 마음 깨졌다. 군대보다 심한 게 편의점 진상이다.
3. 반말이 젤 견디기 힘들었음. 어디 구석탱이 가둬서 줘패고 싶지만 살아오면서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은 클린한 청년이라 참음.
4. 다음은 돈 던지는 놈들인데 소심한 복수라 하고 바닥에 둔 적도 몇 번 있지만 동전 짧은 손톱으로 벅벅 거릴 때마다 희열감 지리드라.
5. 가끔은 모른 척 동전 훼이크 주면서 카운터 밖으로 떨궈라.
6. 문 열고 가는 놈들도 거지 같은데 그럴 땐 바로 닫으러 가라. 매장 문 근처에서 설렁설렁 걸어가는 손님들으란 식으로 쎄게 띠링 닫아라. 티 내라 무조건.
7. 술, 담배 민증 안들고 와놓고 진상 부리는 민짜 어린놈들은 욕을 하던가 말던가 끝까지 팔지마라. 애들 눈동자 보면 이미 지들보다 나이가 많기에 떨고 있는다. 너가 진 거 아니다. 파는 순간 그게 진 거다. 경찰불러라.
8. 항상 40~50대 아재, 60~70대 틀딱은 보기만해도 힘 빠진다. 인사를 형식상 하긴 하는데 이놈들은 기본이 반말이다. 특히 틀딱들. 바뀌는 게 없다. 간혹 가다가 존대 써주시는 분들은 나도 깍듯하게 인사 드리고 보내드린다.
9. 가끔 가다가 먹을 거 사주고 가시는 분들 너무 고맙다. 얼굴 기억해뒀다가 더 깍듯이 인사 드린다.
10. 분리수거를 할 때는 우리나라 인간성은 정말 쓰레기란 걸 알 수 있다. 음식물 그대로 둔 상태로 버린 쓰레기부터 재떨이부터 그냥 개판이다. 지네 집에서는 하지 않는 짓. 편의점 와서 개판 오분 전 만들어놓고 간다. 심지어 내가 그냥 벌금 낼 테니 걍 쏟아서 다 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물론 벌금 무서워서 그렇게 하진 않았지만 제대로 좀 버리고 가라 제발.
11. 일일퀘스트 다 끝나고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곧 출근 시간도 다가온다. 항상 오는 손님들 명목만 단골이지. 항상 사가는 거 똑같다. 담배 한 갑 사가거나 유제품 과자 사가거나… 근데… 일퀘 끝나고 좀 쉴라는데 항상 같은 시간대에 오면 좀 별로긴 하더라… 그 손님이 잘못한 건 없지만… 그냥 짜증난다… 하루만 제발 다른 데 갔으면…
12. 그래도 편의점만큼 꿀 알바 없다. 퇴근하면 이 힘든 것도 다 잊혀진다. 솔직히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하면 편하다. 진상만 없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