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ER 제작 당시 카메라를 수십대씩 쓴다는 건 모를 때였지ㅋㅋ
지금도 한국 드라마 역사상 수십대씩 카메라 설치해서 제작하는 현장은 없을 거야.
이전에도 없었을 것 같다. ER 드라마 속 디테일은 정말 대단했다.
카메라 촬영을 하면서 화면이 롱테이크를 연상시킬 정도로 안 끊어지는 장면들이 많았어.
응급환자가 침대에 실려서 구급차에서 내리는데 그 양 옆으로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려와서 붙고 그 장면 그대로 시점만 전환되면서 병원으로 들어가고 복도를 따라 달리면서 응급실에 각종 집기를 끌고 달려오는 간호사들과 의사들.
정말 긴박하고 대단한 현장감이었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 만들려면 카메라 수십대 써야 하고 ER은 당시에 정말 돈을 많이 들인 작품이었지
그런데 요즘 미국 드라마도 요령이 많이 생겨서 이런 무식한 디테일(돈을 버려가면서 디테일을 살리는 연출)은 안 쓰고 있다.
한국 드라마가 오히려 미국 드라마보다 디테일을 많이 투입하고 있다.
검사내전만 해도 잔잔한 일상 속 검찰을 묘사하면서 쇼핑카트로 서류 옮기는 장면이 등장하지?
미국 드라마의 특징은 이런 조연, 주변 캐릭터들 묘사를 아예 안 한다.
조연 캐릭터를 고용하면 돈이 들어서? 아니다.
시청자들이 이런 거 안 좋아한다고 여기는 거다.
그래서 미국 드라마는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내용 이해에 방해가 되는 디테일이 없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를 본 미국 시청자들은 한국 드라마가 이런 일상 생활을 묘사하는 데에 디테일하다고 느끼는 거다.
미드에서는 주변 인물들, 주변 동료 캐릭터를 의도적으로 생략하는데 한국 드라마는 이런 보조 역할의 등장 인물들을 꼭 넣는다.
미국 드라마는 의외로 등장인물들의 숫자가 적은 경우가 많은데 한국 드라마는 의외로 등장인물들의 숫자가 꽤 많은 편이다.
그리고 이런 등장인물들은 코믹한 장면, 가벼운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데 미국 드라마 보던 시청자들은 이런 등장인물들 출연하는 장면이 쓸데없는 코미디라고 안 좋아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를 자주 보는 시청자들은 이 것이 한국 드라마 특유의 디테일이라고 여긴다.
또한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은 매우 적은 게 미국 드라마인데 한국 드라마는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고 주변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회차도 있다.
이 또한 한국 드라마의 디테일이라고 여긴다.
이런 디테일 때문에 한국 드라마가 더 사실적이라고 느끼기도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