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초복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주 금요일. 더위를 먹은 듯한 할배가 들어왔다.
1부 들어오자 마자 리모콘 건전지 좀 가지고 오란다. 평소 자주 오던 얼굴부터 말투까지 띠꺼운 할배였다. 어림도 없이 난 저쪽에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 병신은 알려줘도 찾지 못했고 나한테 와서 왜 안 갔다 주냐고 난리를 쳤다.
난 당연히 무시하며 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내 앞에서 징징대길래 난 건전지를 직접 가져다줬다. 이 노인네는 계산을 할 때에도 계산하기 전에 건전지 먼저 까서 리모컨에 넣어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내가 계산 안 할 걸로 보이냐며 극대노를 했다 (전형적인 거지들의 부들부들) 그 뒤 나한테 건전지 교체 요청을 했다. 난 바로 할배가 직접 건전지 교체하라고 했다 (물어보니 자기는 늙어서 못한데) 그리고 나서 이 할배는 욕을 하며 나갔다.
2부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았다. 근데 갑자기 계산대에 리모콘이 보였다. 이 빡대가리, 리모콘을 놓고 간 것이다. 난 할배를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얼마 뒤 할배는 왔고, 나 보고 건전지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
난 당연히 ‘할배가 가져오라고’ 했다. 이렇게 말하고 난 아까처럼 앉아서 폰을 했고 할배는 계속 징징댔다 (심한 욕설과 함께) 내가 계속 무시하니 할배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리.모.콘. 그 순간 그 놈은 리모콘을 들고 휘두루며 내 대가리를 위협했다. 난 태권도에서 배운 얼굴 막기를 이용해 방어를 했다. 3번 정도 위협했다. 그 후 현타가 와서 웃어주면서 할배가 말할 때마다 고갤 끄덕거렸다.
이제야 만족했는지 할배는 나갔고, 난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 후 편의점 문을 잠그고 할배를 추격했고 집 위치를 알아냈다.
하지만 경찰은 몇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마무리 다음주 월요일 경찰서로 직접 가서 신고를 했다. 물어보니 폭행죄라고 한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 당황한 표정으로 경찰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할배를 생각하니 세상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