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북한 이야기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알지만 북한은 두음법칙과 사이시옷을 인정하지 않는다. 예컨대 한국에선 李承晩은 이승만, 龍山을 용산, [초뿔]은 촛불로 쓰지만, 북한에선 각각 리승만, 룡산, 초불 — 발음은 [초뿔]이다 — 로 적는다.
이는 북한의 맞춤법 정립을 주도한 사람이 ‘김두봉’이라는 매우 형태주의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실 발음이 표기와 다르더라도 표기를 발음에 맞게 바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 생각은 북한의 맞춤법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반면 한국에선 현실의 발음을 중요시하여, 두음법칙, 사이시옷 등 표음주의적인 법칙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런 표음주의적인 표기가 완전히 익숙했던 것은 아니라, 사진에서처럼 李를 리로 적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 실제 발음은 물론 ‘이’였다. —
이승만도 처음엔 자기 성씨를 ‘이’로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학자들의 권고로 마지못해 쓰는 것을 허락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승만은 당시 맞춤법이 어렵다고 자기가 한국에 있었던 구한말 시절의 맞춤법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사족으로, 김두봉은 한국 전쟁 이후 김일성의 우상화를 비판하다가 숙청되어 협동농장에서 강제노동을 하다가 75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사족의 사족으로, 김두봉이 한국 전쟁의 책임이 있냐는 것에 대해서는 있다라는 의견과 없다는 의견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