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상하이에서 열린 소녀전선 코미컵 CP26에 다녀왔다. 게임 팬들이 모이는 행사라 어느 정도 인파는 예상했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규모와 열기가 기대 이상이었다. 넓은 전시회장 가득 펼쳐진 부스와 다양한 코스프레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이곳이 정말 소녀전선 애호가들의 성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소녀전선 관련 부스들이었다. 게임 내 인기 캐릭터의 굿즈부터 일러스트가 그려진 아트북과 의상, 각종 팬메이드 상품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었다. 몇몇 부스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이벤트나 사은품을 제공하기도 했는데, 이 게임 커뮤니티의 열정을 실감하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특히 지휘관으로 분장한 팬이 운영하는 부스는 참여형 이벤트를 열어, 간단한 게임을 통해 경품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덕분에 나도 소소한 상품을 얻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이 행사에서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볼거리는 코스플레이어들이었다. 각종 캐릭터를 완벽하게 재현한 의상과 분장, 그리고 소소한 소품들까지 공을 들였다는 게 한눈에 느껴졌다. 현장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이 사진 촬영을 요청하고 있었다. 소녀전선 세계관 속 총기나 소품을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그냥 옷만 따라 입은 게 아니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공식적으로 준비된 프로그램도 있었다. 일부 지휘관(소녀전선 플레이어)이 직접 무대에 올라 게임 이야기나 공략 팁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기도 하고, 운영 측에서 소녀전선 이벤트 계획이나 업데이트 방향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미공개 자료를 슬쩍 공개해주는 순간도 있어서, 열성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나 역시 그들의 발표를 들으며, 단순히 게임을 즐기기만 했던 입장에서 한 단계 더 깊게 세계관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행사 막바지 즈음에는 모든 코스어와 지휘관, 그리고 행사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즐거워 보이는 표정, 정성껏 꾸민 코스프레, 부스를 지키며 수고한 스태프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어 기념사진에 담기는 순간은, 마치 축제의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에는 축사를 겸해 “열정적인 지휘관 여러분께 감사하며, 코스어 분들도 수고 많았다. CP26 완벽 끝, 다음 만남을 기대하자”는 멘트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돌아오는 길에는, 생각보다도 더 커다란 팬덤과 그들의 열정을 생생히 보고 온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 소녀전선이 단순히 게임을 넘어 이렇게 많은 사람을 움직이고, 그들이 한자리에서 즐거움을 공유하는 장이 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혹시라도 다음 코미컵 행사가 열린다면, 더욱 풍성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기대해봐도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번 CP26을 통해 지휘관들과 코스어가 함께 만들어낸 열정의 축제를 직접 체감할 수 있어서, 내게도 소중한 추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