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정이야기를 만든 곳에서 새롭게 제작했다는 이 게임은, 전반적인 비주얼과 분위기가 옛날 만화나 복고풍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킨다. 동시에 현재 시장에서 보기 드문 NTX 요소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색다른 감성을 자아낸다.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단순한 가족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막상 진행하다 보면 주인공 미망인의 심리 변화와 새로운 관계 형성 과정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묘사돼 몰입도를 높인다. 과거에 만들어진 고전 RPG를 플레이하는 느낌도 있지만, 현대적인 연출과 스토리 진행 방식을 적절히 결합해 지루함이 거의 없었다.
레트로풍 그래픽과 음악의 매력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복고풍 그래픽이다. 캐릭터들의 외형이 다소 투박해 보이면서도, 표정이나 움직임에서 묘한 현실감을 풍긴다. 이른바 시즈카를 떠올리게 하는 얼굴 윤곽 등이 레트로 감성을 한껏 살려주며, 특정 장면에서는 굳이 설명이 없어도 90년대 애니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배경 음악 역시 당시에 유행하던 중후한 멜로디와 심플한 리듬을 교차 사용해,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복고풍 정서를 경험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미학적인 요소들이 NTR 테마의 파격적인 전개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킨다.
미망인 중심의 NTR 스토리
이 작품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힘겹게 살아가는 주인공(과부) 카나에의 이야기를 다룬다.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전직 사장 이와시타의 제안을 받게 되고, 순진하고 세상 물정에 밝지 않은 인물이 점차 흔들리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린다. 본편 내내 카나에가 어떤 갈등을 느끼고,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는지 단계별로 표현되는데, 그냥 자극적인 장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 내면을 섬세하게 보여주어 몰입감을 높인다.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그녀의 주변 인물들이 겉보기와 달리 저마다 욕망과 비밀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 점이 전개를 긴장감 있게 이끈다.
다중 시점 플레이와 아들 관점
단순히 주인공만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 시점에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아들이 게임 속 세상에 빠져 지내는 모습은 가볍고 웃긴 면도 있지만, 어머니가 겪는 변화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담겨 있다. 이중 관점 덕분에 플레이어는 방관자와 당사자, 그리고 제삼자의 시선을 오가며, 사건이 어떻게 서로 다른 해석을 낳는지 체험해볼 수 있다.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과 아들이 바라보는 상황이 충돌하는 순간에는 새로운 긴장감이 생겨서, 스토리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전반적인 플레이성과 복고풍 연출
게임 방식은 기본적으로 전형적인 JRPG 구조를 취하고 있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대화를 하고, 때때로 퍼즐 요소를 풀거나 추가 이벤트를 발견하는 식이다. 전투 비중은 높지 않지만, 마치 고전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한편으로는 전체적으로 레트로 감성을 부각하는 데 성공했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조작감이 약간 불편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사전 이해가 있으면 좋을 듯하다.
결말과 종합 평가
결말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할 정도로 뻔하게 흘러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이유는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와 잔잔하지만 긴박하게 이어지는 사건 전개가 재미를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레트로풍의 작화와 음악이 주는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이, 고전 만화나 옛날 RPG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올 듯하다. NTX이라는 소재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일관성 있는 스토리텔링과 다중 시점 사용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복고풍 그래픽과 성인 테마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을 찾는 이들에게 권할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