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나 고려 시대에 여자들이 막강했었어. 남자들이 전쟁 나가서 안 돌아와서, 여자들이 직접 전장에 나가서 남편 구해왔다는 얘기도 있어. 홍라녀 설화 참고해봐. 발해에서는 여자가 제사도 직접 할 수 있었고, 호적에도 태어난 순서대로 적혔다니까. 재산도 장녀에게 전부 줄 수 있었어. 고려시대도 여자들이 사회적으로 남자와 동등했었지.
근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에게는 관직의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거야. 고려 광종 때, 후주에서 올라온 쌍기가 제안한 과거제도 평민 남성만 대상이었어. 여자는 역관이나 의원 같은 중인이 될 수 없었지. 왕도 마찬가지야. 한국 역사에서 여성이 왕이 된 경우는 신라 시대의 선덕, 진덕, 진성 뿐이었어. 그것도 성골이 모자라서 여왕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지.
이런 상황이 발생한 이유? 여성에게 관직을 주면, 남자들이 여자 위에 있다는 인식이 깨져버릴 수 있으니까. 여자들이 이를 깨달아서 일어날 수 있을까봐 두려워했던 거지. 실제로 1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남자 대부분이 전쟁 때문에 떠나자 여자들이 여러 중요한 역할을 맡았어. 이후로 여성운동도 활발해졌지. 이건 세계적으로 봐도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너무나 당연시됐던 결과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