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 자체가 나온 배경 자체를 살펴보면, 근대 조선 사회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에서 자주 보여지는 민족이란 단일한 집단성을 형성하지도 못했음.
오히려 병합 직전까지 양반 그리고 천민 사이의 계급 내지는 신분 갈등이 더욱 두드러졌음.
오죽했으면 일본에게 병합 당하기 전 의병 운동을 전개할 당시 조선 지식인들이 발행한 주요 신문에서는 천민 출신의 의병장들을 겁나게 까는 기사들이 주를 이루었고, 의병 내 권력 분포에 있어서도 이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매우 강했음.
이후 병합 당하고 보니까 서구 열강들처럼 추상적인 민족을 실체화하는 요소 가운데 혈통이 기반하는 영토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졌고, 또한 민족을 구성하는 중요한 근대적 주권 개념도 형성하기도 전에 강제 병합되면서 기회가 사라져버림.
그리고 근대국가의 마지막 요소인 민족 조차도 미국이든 만주든 해외 이주가 대거 이루어지다 보니 사실상 단일한 영토, 민족, 주권을 가진 근대국가 조선은 만들어지지도, 만들어낼 수도 없었던 거임.
그러다보니 역설적으로 단일한 민족성을 보완하고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역사라는, 추상적인 매개를 통해서 외세의 침략에도 면면히 이어지는 반만년 역사를 이루고, 이로부터 다시 영토와 민족 주권을 초월하는 순수하고 단일한 한민족, 요컨대 역사라는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발명해낸 것인데 이런 맥락은 어디다 빼먹고 허구한날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다면서 가십거리마냥 일회성 반일 선동 멘트로 소비해버림. ㅋㅋㅋ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