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성능을 줄여서 ‘가성비’라고 하는데, ‘성능’을 너무 협소하게 따짐. 예를 들어서 샤넬백과 에코백이 있다. 에코백이 가성비 좋다고도 할 수 있어. 그럼 샤넬백은 가성비 안 좋은가? 아니지.
샤넬의 브랜드가치라던가, 백화점 매장에서 양질의 서비스 받으며 쇼핑하는 경험, 관리 잘하면 내 딸한테도 물려줄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이 가방을 사용하면서 내 이미지를 좀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 등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샤넬백이라고, 포르셰라고 가성비가 떨어진다거나 하지 않아.
비싸도 그만한 성능이 있으면 가성비 좋다고 할 수 있는데도, 명품 두고 가성비 좋다는 사람 한 명도 못 봤어요.
예컨대 한국에서 ‘가성비’라는 말은 돈 없어서 혹은 돈 쓰기 싫어서 싼 것밖에 살 수 없는 사정을 마치 개념 있고 이성적인 것인양 포장하는 데 쓰일 뿐이야.
사실은 싼 물건이 가성비 더 구릴 수 있어. 금방 닳거든. 돈 들여서 비싸게 산 물건은 한 번 사면 수십 년을 쓴다.
가성비가 그렇게 중요하면 성능을 진짜 제대로 따져야지. 사실 그냥 가격표만 보고 가성비 좋다 나쁘다 하는게 웃기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