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원칙이 뭐냐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줄어들면 비대면수업 계속 진행하는 건데, 교수님이 필요하다 싶으면 대면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거야. 근데 이건 모든 학생들 동의서 써야만 가능한 거. 이제 융합역량? 이게 뭐냐면 타과 전공 들어야 하는 건데 이게 비대면 수업이라 나는 이거 신청한 거야. 집이 부산이라 왔다갔다 하기 너무 힘들고, 돈도 많이 들어서 비대면 수업만 골라 신청한 거야.
근데 이제 중간고사 지나고 나니까 교수님이 대면수업으로 바꾸자고 하면서 동의서 쓰래. 나는 안 쓴다고 했는데, 교수님이 전화하시더라고. 21명 중에 나 혼자 동의서 안 쓴다고 다른 애들은 대면수업 하고 싶다고 하면서 나한테 동의서 쓰라고. 나는 왜 비대면수업 수강신청했다고, 내가 동의 안 하는데 왜 굳이 동의해야 하냐고 정중하게 물어봤는데 그냥 어쩌구저쩌구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비대면 수업이 좋다고 하고 전화 끊었어.
그런데 이캠퍼스에서 다른 애들이 쪽지 보내더라고. 자기들은 대면수업이 좋다고, 나한테 희생하라고. 나는 내 돈 주고 다니는데, 원칙도 어기지 않았고, 수강신청할 때 비대면이라고 돼 있었으니까 그렇게 신청한 거라고 답장 보냈어. 다른 애들 사정이 왜 내 사정이어야 하냐고.
교수님하고 그 애들이 대면수업 하고 싶은 이유는 뭐냐면, 비대면 수업 듣는 애들이 있으면 교수님이 대면하면서도 영상 녹화하고, 과제 내야 하고, 시험도 온라인으로 봐야 하니까 그런대. 근데 그게 왜 내 문제야? 내가 왜 진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