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엄청 아파서 대전에서 서울로 이사 갔어. 그때 나 초6이었고, 중학교는 그럭저럭, 찐따 스타일로 지냈지. 그런데 가장 크게 바뀐 건 고1 때야.
운이 진짜 안 좋게 돼서, 두 명의 싸이코패스 양아치가 나한테 붙어. 지나갈 때마다 발로 건드리거나 욕하면서 지나가고, 뒷자리 지나갈 때마다 뒤통수 치기, 어깨 치기, 침 뱉기 이런 것도 일상이 되버림. 그리고 음악 시간에는 화장실로 끌고 가서 옷에 물 뿌리고, 자리도 맘대로 바꿔 앉고, 나한테 그냥 지랄만 하는 거야.
결국 중3 때 친했던 애랑도 멀어지고, 어느 날 반에서 스타 얘기하다가 나도 어쩌다 보니 참여하게 되어서, 반에서 스타 잘한다는 애랑 만원 빵으로 1대1 승부했는데, 나 이겨버림. 그런데 그 이기는데로 이겼다고 그 친구들한테 맞고 돈도 다시 뺏기고 말이지.
고1 때를 그냥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고2 되니까 성격도 소심해져 버리고, 자존감도 바닥이 되고, 정말 공허했어. 그래서 고2 4월에 학교 자퇴해버림. 그날도 그 친구들한테 마주쳐서 와사바리 털리고, 넘어져서 코피 흘리는데, 이제 이 사람들 안 볼 생각에 오히려 기쁨.
그런데 몇 년이 지났는데도 이놈들이 꿈에 자꾸 나와. 그리고 서울로 이사 갈 때 엄마한테 이사 가기 싫다고 징징대고, 속도 엄청 썩였는데, 이 죄책감이 아직도 남아있어. 지금도 고등학생 볼 때마다 식은 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