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같은 매체에서 농부들이 농사 지을 때를 보면, 생각 외로 넓은 땅에 농작물을 좌르르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넓은데?’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한편으로는 왜 넓을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보통 농부들이 넓은 땅을 경작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그 마을에서 많은 땅을 가진 지주에게 땅을 빌리는 식입니다. 우리 큰집이 이런 방식인데, 그래서인가, 아직도 큰집에 가면 땅 빌려간 농부들의 이름과 상세 정보가 적힌 장부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맞보증인데, 땅을 사든, 농기계를 사든, 아무튼 농사에 필요한 투자 비용을 서로 보증을 서주는 것입니다. 내가 쓰는 것은 상대방이, 상대방이 쓰는 것은 내가 보증을 서는 형식입니다.
근데, 두 번째 방식의 문제점이 뭐냐면 지역이 어디든 죄다 나쁜사람 처럼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농사를 짓는다는 점만 봐도 상당한 시골임을 알 수 있는데, 여기서 농부들은 대부분 현대 기기에 약한 나이 든 사람들이고, 대부분 지역을 떠난 적 없는 향토민입니다. 그렇기에 마음 먹고 야반도주해버리면 잡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본업인 농사를 두고 잡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한 해 농사가 망하면 자기가 서준 보증까지 감당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농부들이 서로 맞보증을 서준 후에 서로 안 갚는 형태가 되어버리고, 현재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이런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