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무 계약직이었는데, 명절에 대기업에 선물을 돌렸어. 법인 카드를 받아서 백화점에 가서 결제하는데, 한 번에 2천만원 넘게 결제했어. 백화점 이벤트 중에 영수증을 가져가면 5% 상품권을 준다고 해서, 2천만원짜리 영수증을 나눠서 가져가면 100만원 상품권을 받았어. 이런 걸 매 명절마다 1년에 두 번 챙겼더라고. 인수인계 할 때 나한테도 알려줬는데, 첫 명절에는 절반은 백화점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구매해서 50만원 정도 밖에 못 받았어. 나는 계약직이라 내 팀장에게 갖다줬어. 횡령이라고 지랄할까봐. 근데 팀장이 그거받고 나 계약직이라서 명절에 상여금 안 나오는 거 알아서, 명절 직전에 봉투에 담아서 줬어. 두 번째 명절에는 백화점 거래처를 바꿔서 좀 더 저렴한 곳에서 구매했고, 그 이후로는 그런 소확행을 할 수 없었지.
실제로 내가 일했던 대기업에서 일어나던 일인데, 다른 사업장은 어떤지 모르겠네. 아마 더 심한곳도 있을거라고 봐.
총무라는게 여기저기 혜택을 받기 좋은 보직이기도하고, 그때 이후로 나도 약간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
요즘 뉴스에서 횡령사건 자꾸 일어나잖아. 수천억씩 하는데, 그럴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 유혹에 빠지기 좋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돈을 아무리 많이 빼먹어도 결국 감옥가고, 갔다와서 뭐 떵떵거리면서 살겠다고 하지만 가족들 연루되어있으면 다 처벌받고. 요즘엔 숨겨놔도 다 찾아내. 그래서 나한테 떨어지는 건 없다고 봐도돼. 남의 명의로 돌려둔다고? 그 사람이 지가 다 안먹을거란 보장이 없잖아. 결국 그것도 말 안되는 방법이고 잡히면 자금 흐름 다 조사해서 재산 다 압류당한다. 그것도 기소 전 추징이고 출소후에도 마음대로 니 돈 못쓸거고, 심하면 형량 높아서 다 늙어서 나올텐데 그러면 돈 많아도 못 즐기는 불쌍한 인생되는거고.
아무튼 절대 범죄는 저지르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