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2077, 이거 진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나도 그렇게 믿어. 이 사이버펑크라는 장르가 조금 메말라 가는 이 시점에, 사이버펑크 팬들한테는 진짜 가뭄에 단비 같은 거야. 이런 느낌이야, 단맛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 조금의 소금을 첨가하는 것처럼 말이지.
사이버펑크 장르 자체가 모든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약간의 레트로한 느낌과 디지털적인 요소가 섞여 있어서 오히려 더 미래적인 느낌을 주잖아. 위에서 보여준 사이버펑크 관련 짤들을 봐봐, 촌스러움은 하나도 안 느껴져.
그런데, 사이버펑크 2077의 기반이 된 ‘사이버펑크 2020’ (1988년) 작품의 일러스트 좀 봤어? 레트로하고 디지털한 그 분위기는 충실히 지켜지고 있긴 한데, 너무 네모네모한 디자인이나, 알록달록한 버튼들이 있는 총, UFO 같은 유선형 디자인의 빨간 자동차 같은 것들 보면, 지금 봐도 좀 촌스러워 보이는 부분들이 많아.
20살 넘은 너네라면, ‘촌스러운 미래’ 라는 느낌이 꽤나 익숙할 거야. 1990년대 말의 ‘세기말 감성’이라고 불리는 밀레니엄 시절 작품들 말이야. 당시엔 이런 분위기가 꽤 미래지향적으로 느껴져서 유행했었는데, 요즘엔 이런 싸구려틱한 분위기를 작품에서 찾기가 힘들어. 사진에 조금 보정만 해도 미래적으로 보이는 건 지금이니까 당연한 거지.
근데 생각해봐, 이런 세기말 감성을 촌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변한 건 겨우 20년도 안 된 거야. 그러면 그 사이에 우리의 인식은 어떤 변화를 거친 걸까? 그건 나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