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회사 들어가봤는데, 차라리 대놓고 때리거나 소리 버럭 지르는 게 낫다.
회사 홍보 사이트에 여러 인턴들 후기가 올라갔는데, 내 후기에만 댓글이 안 달림. 나랑 밥 먹으러 가면 아무도 말을 안 꺼냄. 하도 답답해서 내가 스몰토크를 꺼내면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끝. 몇 개월 동안 먼저 말 한 마디도 안 걸고, 내 말에 단답으로만 답하던 옆자리 상사(너무 뻘쭘해서 내가 몇 번 먼저 말 걸었는데 소용 없었다…).
챙겨주는 건 바라지도 않고, 인사만이라도 받아주길 바랬는데 3개월 동안 내 인사 다 씹음. 내가 대화 중에 뭐 물어보면 아예 입을 닫아버리는 사람(아주 일상적인 대화 중에도). 은따인 나를 불쌍하게 여기는 척 엄청 챙겨주다가 나만 쏙 빼고 다른 사람들끼리 탕비실에서 케이크를 먹게 하고, 케이크 부스러기 남았을 때 나 불러서 먹으라던 사람.
직속 상관이었음에도 이 모든 걸 방관한 사람. 팀장이었고, 이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내 성격이 적극적이지 못해 남들과 못 친해지는 것 같다던 여초 집단의 유일한 남자. 내 행동에 문제가 있었을까? 아니. 그 회사는 업무 시간 내내 각자 일만 하는 회사였고, 난 주어진 일만 받아서 하는 인턴이라 자의적으로 뭔가를 하려다 실수한 적이 없음. 지나친 언행이나 말실수를 할 만한 상황도 없었고, 대화는 오직 점심 시간에 상사들과만 가능했음. 난 정말 열심히 비위를 맞추었을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 은따가 돼 있었음.
특이사항이라면 그 회사는 내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와 갑을 관계였음. 그니까 그 회사 사람들은 자기들한테 갑의 회사 다니던 내가 인턴으로 오게 된 걸 본 거임. 날 괴롭히면서 묘한 쾌감을 느꼈을 듯. 대놓고 왕따시키는 사원이 나 말고도 2명 있었고, 심지어 새파랗게 어린애들이 나이 훨씬 많은 상사들을 왕따시켰음. 따당하던 상사들 성격에 큰 하자 없었음. 밝고 말 많다는 이유만으로 따당함.
그리고 대부분이 나와 동갑이거나 나보다 나이가 한두살 어렸음. 자기들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인턴으로 들어오니 고까웠나 봐. 결국 난 정규직 전환 못 되고 짤림. 한 회사에서 6개월간 겪었던 일임. 업무 상으로는 지적받은 거 없어서, 짤리기 전에 비정규직으로 일해줄 수 있냐고 제안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