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워킹 홀리데이로 일본에 가서 신주쿠 한인 타운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거기 한국식 호두과자 장사하는 한국 남자 애가 있었음.
같은 숙소에서 살고 있어서 성격이 쾌활해서 걍 인사 정도는 하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기계를 안 끄고 청소하다가 팥 사출구에 오른손 검지 넣었다가 손가락이 잘려버림.
막 맞은 편 가게 아줌마들을 놀래서 쓰러지고 난리남. 근데 잘린 손가락은 걍 창백해져 있기만 하고, 울지도 않고 의외로 가만히 있더라. 쇼크였던 듯.
어쨌든 실려가고 손가락을 찾아서 접합 수술했는데, 손가락 오염이 좀 있어서 수술 성공 확률이 반반이라 함.
한동안 손가락을 붕대 둘러고 다니던데, 그래도 성격은 여전히 싱글 거리고 쾌활해서 대단하다 싶었음. 막 병원 간 썰도 얘기해주고, 의사가 담배만 피지 말랬다 함.
근데 어느 날 보니 걔가 담배를 피고 있는 거임. 담배 피면 혈관 수축해서 손바닥이 차가워지고 그러는데, 혈관을 이어붙인 게 터지면 어쩔려고 담배를 피냐고 나무랬더니 웃으면서 “에이, 괜찮아요. 괜찮아”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라.
그 때부터 잘못되겠다 생각했는데, 진짜 잘못됨. 손가락이 검게 괴사하고, 그 때부터 애가 안 웃는 거임.
한국에서 부모님 오셔서 보상 문제를 논의하고 막 심각했었음. 근데 지가 담배를 펴서 그 꼴난 거니 불쌍하진 않더라. 이 글 읽는 사람들은 다들 조심하자. 의사가 하지말라는 건 하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