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가 사는 동네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똑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들. 그 범행의 수법이 매우 잔혹해서, 시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
사건 현장에 놓인 수많은 꽃. 그런데 그중에 철쭉이 대량으로 놓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까, 어떤 할머니가 바치고 있었다. 나이는 80대 정도? 매우 온후해 보이는 할머니.
그저 상냥한 미소로 꽃을 바치고 돌아간다.
피해자 중에 손자가 있는 건가? 아니면 아는 사람의 손자인가? 나도 꽃을 바치려고 다른 현장으로 가보니, 그곳에서 또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아까처럼 철쭉을 바치고 있었다.
[할머니, 왜 철쭉을 바치는 거에요?] [철쭉은 사랑의 기쁨이라는 뜻이 있지요. 철쭉은 사랑의 꽃이 아닌가요? 저쪽 세계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지내라는 뜻으로 이렇게 철쭉을 바치고 있지요 .]그렇게 대답한 할머니의 눈은 매우 상냥해 보였지만, 가끔 애달픈 표정도 지어 보였다.
[사실은… 우리 손자도 제 곁을 떠났지요. 물론 이 사건과는 관련 없지만.. 학교에서 사고로.. 으음..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요번 살인사건에서 희생된 아이들도 모두 제 손자와 굉장히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나 봐요. 그래서 이렇게 아이들에게 철쭉을 바치고 있지요.]눈물을 흘리면서 그렇게 이야기하던 할머니는 이내 그 자리를 떠났다. 이렇게 상냥한 할머니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