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실제로 일본에 거주하면서 일본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회사에선 한국인은 나 혼자뿐이야. 일본 취업 활동을 하면서 직접 느낀 것들을 이야기할게. 어디선 들은 게 아니라 나의 실제 경험 중심으로 얘기할게.
일단, 일본은 외국인 채용을 따로 하지 않아. 외국인 전형 같은 게 따로 없고, 그냥 일본인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해. 그래서 일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나 일본어 잘 합니다”라고 자랑하는 게 통할 것 같아? 취업 면접 가면 외국인이 앉아서 ‘져에 장줨은 한쿡말을 매우 좔 한돠는 거쉽니다’ 이런 거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일본 취업 생각하면서 “난 일본어 좀 할 줄 아니까, 취업 쉽게 될 거야” 이런 마음이 들 것 같아. 그래서 N1 같은 자격증이 있으면 진짜 일본어를 잘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없도록 주의해야 해.
발음 연습이나 억양 연습 따로 안 하면 つ 발음이나 がぎぐげご, ざじずぜぞ에서 어색한 발음이 될 수 있어. 이런 발음들이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라서 따로 연습 안 하면 자연스럽게 발음이 안 나올 거야. 비유하자면 베트남 응우옌들이 한국말 하는 것을 듣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 것 같아.
또한, 일본은 회사 생활에서 예법에 굉장히 민감해. 일단 쓰는 말부터가 달라지는 게 기본이고, 전화나 메일을 보낼 때도 예법이 정해져 있어서 이런 것들도 배워야 해. 비즈니스 예법은 일본인들도 헷갈려할 정도인데, 외국인 입장에서 이걸 배우는 게 결코 쉬운 게 아니야.
물론 일본이 취업할 때 학력이나 스펙을 거의 안 본다는 건 사실이야. 한국에서 지잡대를 나왔든, 토익 점수를 낮게 받았든 그런 것들 거의 안 봐. 그래도 진짜 무능한 사람을 뽑아서 처음부터 가르치기 위해 외국인을 뽑는 경우는 드물어. 그런데 외국인 입장에서도 무지한데 까이면서 외국 생활을 하기는 좀 이상하겠지? 그리고 일본 가는 한국인 입장에서도 좀 염치가 없는데, 일본인들과 경쟁하려면 뭔가 특별한 경험이나 능력, 무언가가 있어야만 해. 평범한 일본인들과 차별점을 둘 수 있는 게 없으면 힘들어.
그나마 위안이 될 만한 건 군필이라는 점이야. 일본에서는 군필이 스펙으로 크게 인정받아. 짧지 않은 시간동안 조직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부분과, 힘든 상황에서도 잘 견뎌냈다는 인내심을 높이 평가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