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이세계 전생]이 유행하고 있다? 한국 웹소설의 충격[82년생 김지영] 이래로 한국 문학이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웹소설은 카카오 재팬이 운영하는 만화 어플 ‘픽코마’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 [버림받은 황비] 등 몇 작품이 번역 서비스 되고 있으나 아직 인지도는 낮다. 하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의하면 한국 웹소설 시장은 2018년에는 추계 430억엔을 돌파하여 아직도 성장 중이다. 일본 웹소설 시장의 통계는 없지만, 다른 분야의 예를 가져오자면 문고본 라이트노벨의 추정 판매금액이 2019년 기준 143억엔이다. 웹소설 서적화의 주된 승부처는 문고가 아닌 단행본이지만, 문고본 라이트노벨을 더하더라도 430억엔에 미치지 못한다. 2018년 한국의 GDP는 1.619조 달러, 일본은 4.971조 달러로 약 1:3, 인구는 일본의 1억 2650만명에 비해 한국이 5170만명으로 약 40퍼센트인 걸 생각하면 한국 웹소설 시장은 파격적으로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웹소설 자체의 일본어 번역은 그 수가 적지만,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이라면 ‘LINE망가’나 ‘픽코마’ 등의 만화 어플에서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그것들을 보면, ‘소설가가 되자’를 시작으로 일본 웹소설에서도 장르로서 정착한 ‘이세계 전생·전이물’이 한국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참고로 중국 웹소설에서도 인기 장르 중 하나다). 다만 이것은 어느 쪽이 어느 쪽에게 강한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각각의 나라에서 발전한 것 같다. 꽤 흥미 깊은 현상이다. 일본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국의 이세계 전생·전이물, 그리고 한국 웹소설의 역사와 동향에 대해서, 한국 탑 클래스의 웹소설&웹툰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의 오종원씨와, 한국 오타쿠 문화의 역사에 밝은 코믹팝엔터테인먼트 사(社)의 선정우 씨에게 물었다.
=한국에서는 ‘차원이동’이라고 부른다=
우선 한국 웹소설에서의 이세계 전생·전이물의 역사와 어떤 작품이 인기있는지에 대해 오종원씨에게 물었다.
오종원: 일본에서 이세계 전생·전이라고 부르는 장르는, 한국에서는 ‘차원이동물’이라고 불리며 20년 가까이 정착하고 있습니다. 약간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에서는 1990년대 PC통신 시절부터 톨킨이나 D&D의 세계관에 기반한, 흔히 말하는 정통 판타지가 인기를 끌었고, 그와 비슷하게 퇴마물이나 신무협 등도 PC통신으로 연재된 뒤 출판하는 방식이 성립되어 있었습니다. 90년대 후반부터는 정통 판타지에 없는 소재가 섞여서 퓨전 판타지라는 장르가 태어났고, 거기서 차원이동물이 파생됐습니다. 1998년부터 1999년에 걸쳐 PC통신채널 천리안, 하이텔에서 연재된 뒤 2000년 1월에 출판된 이상규 작가의 [사이케델리아]가 화제작이 되었고, 그때부터 이 장르가 한국에서 크게 유행했습니다. 남성향만큼 작품수가 많지는 않습니다만 2000년대부터는 여성향에서도 이런 흐름에 편승한 작품이 늘어나기 시작했죠. 여성향 차원이동물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삼국지톡]이 있는데, 2003년부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이 장르는 ‘나’라는 히로인이 다른 세계로 떨어지거나 이동하여 다른 인격, 기억 등이 섞여 있는 상태에서 다시 뭔가를 시작하는 것을 다루고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이 장르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 큰 흐름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세계 전생과는 조금 다르죠.
=최근 몇 년간 한국 웹소설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오종원: 한국 웹소설 시장은 일본과 유사하게 서비스로 출범한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됐습니다. 그 이후에 작품 수도 급증하고 독자들도 늘어났죠. 웹소설 시장의 변화를 보면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마트폰과 스마트폰 앱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시장도 변화하게 됐습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PC 웹과 모바일 웹이 주를 이루다가, 지금은 모바일 앱 플랫폼이 가장 큰 판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앱 플랫폼에서 만화와 웹소설이 함께 성장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만화와 웹소설이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통합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웹소설 시장은 아직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웹소설은 아직 모바일과 PC를 모두 이용하는 다채로운 스마트폰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환경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과 한국의 이세계 전생, 차원이동물 작품에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오종원: 일본과 한국의 차원이동물 작품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문화적 요소와 세계관입니다. 일본의 이세계 전생·전이물은 종종 일본 현실과 문화, 역사 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고유한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중요한 시대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많이 있고, 일본식 소꿉놀이나 고등학교 등의 학교 생활이 작품 내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물론 이런 작품들이 일본 독자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겠지만, 외국 독자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차원이동물 작품은 이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기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플롯 구조와 캐릭터 관계에 있습니다. 한국의 차원이동물 작품은 종종 캐릭터 간의 갈등, 인간관계, 로맨스 요소 등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캐릭터 간의 발전과 성장,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에 큰 비중을 둡니다. 일본의 이세계 전생·전이물은 종종 설정이나 세계관에 더 중점을 둡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한국 작품은 감정적으로 공감하기 쉬운 캐릭터와 그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한국의 차원이동물 작품은 길게 이어지는 연재형식에서 시작해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하는데, 이런 연재형식에서는 독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플롯을 유연하게 조절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단행본 중심의 작품은 일본에서 더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양쪽의 차원이동물 작품은 각자의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독자들은 다양한 스타일과 이야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 웹소설 작가들이 작품을 어떻게 발표하고 홍보하나요?=
오종원: 한국 웹소설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하고 홍보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지가 있습니다. 네이버 웹소설과 카카오페이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웹소설 플랫폼으로, 작가들은 이 플랫폼에 소설을 연재하고 독자들과 소통합니다.
작가들은 플랫폼에 회원 가입한 후 소설을 연재하고, 연재별로 일정한 금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플랫폼에서 공식 웹툰화나 소설화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작가들은 작품을 홍보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도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작가들이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작품 홍보와 독자와의 소통을 진행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작가들이 개인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웹소설은 방송, 드라마, 영화 등으로 파생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이 알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웹소설 작가들은 독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며, 자주 독자와의 피드백을 받고 작품을 수정하거나 독자의 의견을 수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소통과 상호작용은 작가와 독자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작품의 인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