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로 있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해봄.
교수님들이 그래도 그 연봉 받으면서 가르치고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 내면서 다니는데, 교수진들은 학과 회의 때 커피와 다과만 쳐 먹나?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이어지는 커리큘럼은 마치 아서스가 어보미네이션을 만들듯이 어울리지도 않는 과목들의 짜깁기 수준임.
어디서 들은 건지 AI 관련 강의 개설하고 아두이노 개설하면 뭐하냐? 학생들이 그걸 배울 밑바탕이 되어 있지 않는데.
그걸 가르치려면 1학년 때는 뭘 가르치고, 2학년 때는 뭘 가르치고 그게 쭉쭉 올라가서 4학년 마쳤을 때, “아, 내가 이 과에서 이런 것을 배우고 나가는구나” 하는 성취감이 있어야 하는데, 물론 공부 안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이건 1차적으로 교수님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함.
정작 AI나 아두이노같은 것은 결국 대학원생 조교들한테 떠넘기고, 교수님은 이론 강의 시간에 지도 멀 가르쳐야 할지를 모르니까 엉뚱한 거 지껄이고 책 보고 고대로 PPT나 넘기고 있으니, 실습 시간에 학부생들이 한다는 소리가 “조교님, 저희가 이걸 배우질 않았는데 어떻게 하죠?” 이런 상황 나옴.
교수들이 3학년 학생들에게 기판 짜고 납땜해서 아두이노를 만들게 하는 강의를 개설했는데, 학생들이 2학년 때 납땜을 안해봤다고 함.
평생 안해봤다고 함. 회로 보고 부품 찾는 것도 못함. 처음에는 학생들이 문제인가 했는데, 1학년은 뭐 일반물리 같은 거 배웠다 치고 넘어가고, 2학년 때 커리큘럼도 매우 이상하더라.
그냥 이것저것 섞어놓음. 쓸만한 게 공학수학, 전자기학 뿐임.
이걸 가지고 학생들이 갑자기 어떻게 납땜을 하고 기판을 짜고 아두이노를 설계하냐고! 근데 교수님들한테 이걸 이야기하면 한다는 소리가 “어허~ 이 놈들 안 되겠네~ 내가 강의 시간에 다 설명했는데~” 이런 말 함.
아니야~ 교수님들 강의 들어보면 이분들이야말로 희대의 월급 도둑임.
정말 대학이 졸업장만 따는 기관이 된 건, 나는 개인적으로 교수님들의 마음가짐의 문제가 80% 라고 생각함.
학생들이 공부 안 하는 거? 물론 문제임. 근데 그것 불구하고 탓하기 전에 제대로 된 커리큘럼을 짜고 나서야 학생들 탓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