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게임하다가 비슷한 스토리 전개 방식에 매너리즘이 왔었는데, 이번에 인터넷이 고장나서 오프라인 게임을 하게 되었어. 그러다가 옥토패스 트래블러가 가장 먼저 생각났어. 일단 게임을 하면서 진짜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점도 많았고 아쉬웠던 점도 많았기에 이 게임은 수작 정도로 생각해.
게임사마다 스토리 전개 방식은 개성이 확실해. 드래곤 퀘스트 같은 게임을 해본 사람은 알 거야, 거기서는 너에게 해야 할 일이나 가야 할 곳을 마커나 인게임 UI로 안 알려줘. 대신 마을의 NPC나 동료들과 대화로 힌트를 얻어가야 해. 그런데 기존 JRPG는 항상 오솔길 방식의 루트였지만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오픈월드 스타일이야. 나는 이것이 JRPG의 좋은 점은 유지하면서, 지적된 단점을 개선한 정말 JRPG의 발전이라고 생각해.
전투는 턴제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턴제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정말 재미 있을 거야. 전투의 타격감도 좋고 무기, 속성, 브레이크 등 전략적인 요소도 들어가 있어. 난이도도 꽤 있는 편이라서 승리했을 때 쾌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어.
그리고 정말 디자인(사운드, 맵 그래픽) 같은 부분에서 매우 칭찬하고 싶어. 바운스볼을 해본 사람 있을까? 도트와 3D를 이질감 없이 잘 합친 그래픽과 듣기만 해도 웅장한 사운드는 듣고 있으면 절로 센치해지더라구.
여튼 글이 너무 길어져서 결론만 얘기할게. 장점은 개성 있는 아름다운 그래픽, 기본기에 충실한 턴제 RPG, 서브퀘스트와 배경에 어울리는 멋진 음악 등이야. 단점으로는 애들 전용 게임기 독점이라서 약간의 낮은 나이층을 위한 스토리와 레벨 디자인이 부족한 감이 있어.
그리고 캐릭터중에서 가장 좋았던건 무희야. 아쉬운건 에로게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런 좋은 장면은 없다는 점. 약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