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탐(貪), 진(瞋), 치(痴)의 삼독(三毒)으로부터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애쓰셨습니다. 본래 인간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멍에를 짊어지고, 사람이 되는 숙명을 타고났기에 일찌기 성현들은 ‘인생이 괴로움’이라는 명제를 남기셨던 것입니다.
탐, 진, 치의 삼독은 사람에게 생로병사의 멍에 위에 네 가지 고통을 얹어 줍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愛別離苦),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괴로움(怨憎會苦),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求不得苦), 번뇌에 빠져 헤매야 하는 괴로움(五陰盛苦)이 그것이지요.
태어나고 늙으며 병에 걸리고 죽어야 하는 것이 본질적인 고통(苦)이라면, 탐, 진, 치에서 비롯되는 네 가지 고통은 삶의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 고통입니다. 그런데 생로병사의 본질적인 괴로움이 피할 수 없는 것임에 반해, 탐, 진, 치로부터 비롯된 네 가지 괴로움은 주체적 대응에 따라 피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부처님의 수많은 설법은 결국 탐, 진, 치 삼독을 극복해 삶의 네 가지 괴로움으로부터 해탈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생에서 탐, 진, 치 삼독으로부터 내 몸과 마음을 닦아 멀리하는 생활을 하면 선업을 쌓게 되므로, 윤회를 거듭하는 인과관계의 사슬에서 자유로와 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깊이 생각해보면 정말로 멋진 철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의 금생은 지난 생의 업보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 금생에 악업을 풀고 선업을 쌓으면 후생에 선업의 복을 받고, 더 나아가 몸을 잘 갈고 닦으면 인과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늘 권력과 돈을 가진자들이 왜곡되게 이 철학을 갖다 붙일 위험만 없다면, 인생의 본질적 의문에 대한 한 해답이 될 수도 있겠지요.
선업을 쌓는다는 것, 복 짓는다는 것이 힘들고 멀게 느껴지지는 않으신가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으로 가슴에 멍이 들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만나야 하는 고통으로 순간 ‘지옥’을 경험하는 우리, 늘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해 지치고 허해지는 마음들, 거기에 온갖 마음의 번뇌로 간장이 상하는 약한 우리들이 어떻게 복을 짓고, 선업을 쌓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한가지 방법이 있어요… 뭐냐구요? 아주아주 쉬울 수도 있는 건데요, 과거는 지나간 것이니 없다고 눈감아 버리구요, 미래는 오지 않은 것이니 없다고 하고 눈감는 거예요. 다만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지요. 내 눈앞에 놓인 일들, 내앞에 서 있는 사람, 내 앞에 닥쳐 있는 어떤 것에 온 마음을 쏟는 것, 그것이 선업을 닦는 것이고 복짓는 일이 아니겠어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많은 방법들을 나눌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