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남 메갈 이런거 따지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들 중에 그런 경우가 많아서 좀 어이없어. 요즘 드라마들 보면, 전형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장면이 종종 나오잖아. 남자가 나오면 여자들이 막 치근덕 거리고 성추행하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자기 일처럼 좋아하고 여기서 더 과몰입하는 애들이 있어. 남자들은 다 그런 식으로 치근덕 거리고 여자들 성추행하고 다닌다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 그런데 솔직히 난 그런 걸 잘 이해 못해. 어떻게 그걸 현실에 끼워맞추는 거야? 아무리 드라마, 영화, 책이 현실의 일부를 모방한다 해도 결국엔 전부 가상 속의 이야기잖아. 어떻게 그걸 현실에 대입시키는 건지 이해가 안 가.
82년생 김지영도 그래서 싫어. 실제로 있었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얘기하거나 어디서 들었던 여성 혐오적인 사례를 김지영이라는 가상 인물에 다 집어넣어서 그런 가상 인물을 여자들이 지금까지 받아왔던 차별에 대한 저항의 아이콘으로 삼는다는 게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르겠어. 저 책을 보고 “뭔가 깨달았다, 여자들이 받아왔던 차별을 잘 표현한 책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여자로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핑계를 얻고 싶어서 그런 듯해. 드라마 보면서 욕하는 아이들이나, 저 책 읽고 좋다고 하는 페미 하는 사람들만 보면 짜증이 나. 현실이 어떤지도 모르고 그냥 영화나 책에서 나오는 그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