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간 12시부터 근무해서 7시에 퇴근함. 집에서 대충 5km 정도 되는 곳에서 근무하는데 차도 없고 버스가 돌아다닐 시간이 아니라서 큰맘 먹고 전동킥보드 사고 출퇴근 한다.
근무 시작하고 5개월 하고 1주 됐고, 퇴근하고 평일 목요일에 갑자기 문자가 날라옴 “이번주부터 나오지 마라. 손님한테 계속 불만이 나온다.” 그 이전에 따로 구두 혹은 서면, 문자 등으로 통지를 받은 적도 없었는데 갑자기 통지를 때려서 어안이 벙벙했음.
군대 후임이 사고쳐놓고 통보 때릴 때 ‘야 씨팔, 통보 말고 통지하랬지’ 같은 경험이 파노라마 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일한 지 2년이 넘었다는 친구한테 전화해서 ‘나 이런 일 있었는데 어떤 거 같냐’고 조언을 받음. 컴플레인이 제기된 이유가 짐작이 가냐는 물음에 ‘아마도 잔돈을 테이블로 준 게 아닐까’ 싶었음.
5월달 오랜만에 다시 편의점을 근무하던 때에 손님이 테이블로 돈을 줬던 걸 잔돈을 손으로 줬더니 “아니, 요즘 코로나인데 왜 손으로 줘요?” ” 테이블로 돈 준 거 못 봤어요?” 라면서 나를 존나 매도했다. 내 잘못인 거 같아서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같은 일로 욕먹기가 싫었음. 오랜만에 근무하다 보니 이런 걸 신경을 못 썼고, 그래서 테이블로 돈을 주면 나도 테이블로 돈을 주는 게 맞겠다 싶었음.
시간이 지나서 7월달이 됐고, 테이블로 돈을 주던 차에 갑자기 40 ~ 50대 남자 손님이 돈을 왜 그렇게 주냐고 함. 편붕이는 본인 경험도 얘기하고 코로나 때문에 접촉하는 걸 꺼려하는 요즘 메타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래도 손님은 존나 불만인 듯 나갔고 몇 일 후 사장이 컴플레인이 들어왔다고 함. ‘싸가지가 없다, 나갈 때 인사도 안한다’라고 컴플레인이 들어왔다고 했고, 자세한 내용은 사장이 말을 안 했다.
‘요즘 인사하는 편의점 알바 없는 거 같은데…?’라고 생각을 했지만 일단 컴플레인이 들어왔으니까 신경 쓰겠다고 했다. 이후에 사장이랑 근무 교대 할 때 인사 목소리가 작으니 좀 크게 해라 같은 꼽이 아닌 피드백이 있었고, 9월 말쯤 똑같은 상황이 다시 일어났다. 그 이후에 문자를 받게 됨.
노동청에 민원을 넣으니 출석 요구를 받아서 몇 일 전 난생 처음으로 노동청을 가봤다. 가서 사장이랑 대면 대화를 하기 전에 감독관이랑 문서 작성을 위해 나한테 일어난 일에 대해서 설명함. 3시까지 출석하라 했는데 사장은 1시간 늦게 도착했고, 나는 문서 작성을 이미 끝마친 상태에서 대면 대화를 함.
갑자기 여자 같으면 주겠는데 남자는 아니다, 너는 편의점에 맞는 성격이 아니다, 이런 대화가 아닌 잔소리로 대화를 시작했음. 나보다 어른이니까 뭐 관련 없는 얘기 해도 중간에 말을 끊지 않고 다 들어줌. 내가 노동청에 민원을 넣은 건 해고 수당에 대한 건데.
나보고는 잠시 담배라도 피고 오라고 말하더라. 피고 오니까 나는 문서작성 끝났으니 가셔도 좋고, 사장이랑 문서작성 하다가 서로 얘기가 다른 게 있다면 전화하겠다고 함 이 상황에서 나는 민사소송을 걸지도 모른다 라는 막연한 공포감을 느껴서 확답을 하기가 애매했음.
결국 해고수당에 대한 대답을 미뤘다. 5시에나 집에 왔고, 그날 따라 입맛이 안 당겨서 밥을 안 챙겨 먹은 상황에서 밥 좀 하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화가 오더라. 8월 말에 분명 1달만 일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했다더라.
얼탱이가 없어서 감독관한테 그런 사실 없다고 얘기를 하는데 편붕이 스스로도 흥분했다는 걸 느낄 정도로 목소리가 떨렸음. 기분 좋지 않아지니까 하나하나씩 생각이 정리되더라.
A랑 대화한 모습은 “편의점 점주들은 왜 월 수 금 / 화 목 이렇게 애매하게 알바를 구해요?” 라고 질문했던 영상이었던 거 같다.
A한테 시켜서 나에게 꼽주라고 한 시기가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저 영상은 최근거였음. 만약 미리 해고 통지를 했다면 꼽줄 필요가 없거나 시기가 안 맞거나, 결국 블러핑을 친 거 같다.
만약 미리 해고 통지를 했다면, 왜 10월 첫 주차까지 일을 했을까? 만약 미리 해고 통지를 했다면, 왜 문자에서 손님 불만에 대한 걸 언급했을까.
미리 언급을 했다면 “지난번에 말한대로” 라거나, 혹은 얘기가 서면으로 잘 됐으니 문자를 보낼 필요가 없었거나겠지.
생각이 정리되니까 기분이 더 좋지 않더라. 막대한 피해? 얼마나 끼친 거지? 뭘로 계산한 거지? 동영상 증빙서류? 입맛대로 유리하게 해석한 거 아닌가? 같은 생각이 마구 들었음.
기분 같아서는 좋지 않으니까 감독관한테 해고수당 민원 진행해 달라고 바로 전화하고 싶었는데 기분이 시키는 대로 하는 일은 늘 잘 풀리는 경우가 없었음.
몇 일이 지나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많이 진정이 된 상태지만 아직 결정은 못내렸어. 다들 이런 케이스에 유의하길 바라
3줄 요약
해고수당 넣으니까 민원 취소 안하면 고소하겠다고 함.
CCTV 제출이고 사장 친구 3명을 대려와서 증언을 시키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부분이 블러핑 같음.
내가 알바하면서 뻥카친 건 튀김기 돌리기 싫어서 “저 요리할 때마다 무조건 숯댕이가 나옵니다” 라고 한 거밖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