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지식 없이 즐기는게 제일 좋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개체값이나 종족값, 특성 같은 걸 하나도 몰라도, 마을 하나 지날 때마다 포켓몬 한 마리씩만 잡아도 되게 재밌었어. 그냥 뭐, 세 보이면 뽑고, 귀엽거나 멋있으면 뽑고 그러면서 했었지.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만의 파티가 형성되는 거야. 그래, 지금 보면 좀 이상한 조합일지 몰라도, 그때 내 기준에서는 진짜 최강의 팀이었지.
포켓몬 중에 어떤게 나올지 몰라서, 풀숲에 들어갈 때마다 두근거리고, 내가 좋아하는 포켓몬을 선택하는 그 재미가 있잖아? 그러다가 스토리 중간에 좋아하는 포켓몬 나오면, 진짜 기분이 너무 좋아서 그날 밤에도 꿈에 나오고, 다음 날 게임 다시 킬 때도 기분이 엄청 좋았었어.
그리고 뭐, 파티에 넣은 포켓몬이 약하더라도, 그 포켓몬이 선봉에 서 있으면 나도 어쩐지 특별해진 것 같고 기분이 좋았지. 그리고 그 멤버들로 악당 보스나 챔피언을 잡으니까, 이 세상을 구한 기분이 들어. 그 당시에는 진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 같은 기분이었지.
그리고 그 멤버들로 배틀타워 같은 곳에서 얻어맞으면, 다시금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깨닫게 되고 말이지. 아무튼, 그 당시에는 이제와서 보면 좀 미친 듯한 도전도 할 수 있었어. 돈 주고서라도 못할 그런 멤버들로 배틀타워에서 100연승하는 것도, 그 당시에는 별 하나 얻기 위해 하루 종일 도전할 수 있었던 그런 시절이었어…
아무튼, 포켓몬은 배경지식 없이 하는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