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각에 노력이란 최악의 해결책이야. 이젠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 이건 더 이상 손댈게 없다는 거야. 무대책이란 거지. 차라리 포기하라고 충고해주는 게 낫다. 무의미한 노력보다 더 허망한 건 없으니까.
- 사회가 내게 가혹하니 나만이라도 나에게 관대해야겠다.
- 착한 여자애는 질색이야. 인사를 주고받으면 신경쓰이고, 문자가 오가면 마음이 술렁인다. 전화라도 걸려오는 날에는 착신 이력을 보고 실실거린다. 그것이 친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내게 친절한 사람은 남에게도 친절하고, 무심코 그 사실을 잊을 뻔 한다. 진실이 잔혹하다면 분명 거짓말은 다정하겠지, 그러니까 다정함은 거짓이야. 매번 기대하고 항상 착각하고, 언제부터인가 희망을 품지 않기로 했다. 훈련된 외톨이는 두 번 다시 같은 수법에 넘어가지 않아. 벌칙으로 하는 가짜 고백도, 여자애가 대필한 가짜러브레터도 이제 내게는 통하지 않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니까. 패배에서만큼은 내가 최강. 그러니까 착한 여자애는 영원히 질색이야.
- 외톨이란 영구중립국 같은 존재야. 그곳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일도, 소동에 휘말려드는 일도 없어. 세계가 만약 백 명의 외톨이라면 전쟁도 차별도 사라질 게 분명해. 이봐, 슬슬 나에게 노벨평화상을 달라고.
- 씁쓸한 인생, 커피 정도는 달아도 괜찮겠지…
- 참가하는 자체에 의의가 있다는건 참 편리하고 멋진 말이야.
- 학교생활이라는 무가치하고 슬프고 괴롭고 짜증나는 일들로 점철된 나날들을 외로이 버텨온 내가, 고통스럽고 비참한 청춘을 외로이 견뎌온 내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아온 녀석들에게 질리가 없다.
- 사람은 정말 무서운 일을 겪으면 남의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아. 주변 사람을 희생시켜서라도 살아남고 싶어하고, 그런 추한 부분을 드러내면 더 이상 사이 좋게 지낼 수 없지.
- 정말로 똑똑한 사람은 남을 가르치는 능력도 뛰어나다느니, 백치도 알아듣게 가르친다느니 하지만, 그런건 새빨간 거짓말이야. 왜냐하면 무능한 녀석에게 무슨 소리를 하든, 무능한 녀석은 무능하니까 이해하지 못하거든.
- 도망치면 안 된다는 강자의 사고방식일 뿐이야. 항상 자기 잘못은 아니다. 사회가, 세상이, 주위가, 누군가가 잘못된 경우는 잔뜩 있어. 자신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은 그 쓰레기 같은 냉담하고 잔혹한 세상에 순응해서 패배를 인정하고 예속되는 행위야. 미사여구로 치장해서 자신마저 속이는 기만에 지나지 않아.
- 기억하렴, 명예로운 패배는 없어.
- 대중은 독재자와 같아. 예술은 세련되고 예민하고 귀하고 거대한 영혼이 필요하다. 예술은 유행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 예술은 대중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 확실한 건, 아무도 내게 관심을 갖지 않을 거라는 것뿐이야.
- 마음대로 해봐, 내가 누구에게 관심을 갖고 싶어? 나한테 관심을 갖고 싶어? 얼마든지 해봐. 그렇게 갖고 싶다면 나한테 관심을 갖고 봐. 하지만 결국엔 그럴 필요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