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대학 생활을 함께했던 자취방이었어. 아쉬운 마음으로 자취방의 먼지를 털어내며 3년 동안의 추억을 몇 잔의 술과 함께 돌아봤어. 어둠이 짙게 진 자취방의 문을 마지막으로 열었을 때, 그동안의 추억은 아름답게 포장되고 방 안은 적막함으로 가득 찼어. 나를 맞이해준 건 차가운 밤을 달래줄 두 채의 이불과 베개, 그리고 한 장의 사진이었어. 흑백으로 인화된 그 사진이야. 사진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으로 5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였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어. 사진에는 나와 그녀의 모습이 담겨 있었어. 미처 떨쳐내지 못한 기억이 책상 밑으로 스며들었던 모양이었어.
3년간의 추억은 정말 아름다웠어. 그 아름다운 계절이 흑백으로 물들어 있는 한 장의 사진만으로 남겼지만, 다채로운 기억들은 셀 수 없는 행복을 내게 남겼어. 사진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거든. 그녀를 사랑했던 3년 동안은 짧았지만, 우리가 멀어진 하루의 시간은 더 없이 길게 느껴졌어. 우리의 사랑은 필름사진 한 장으로 남겠지만,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어. “너와 사랑을 얘기한 3년 동안에 후회는 없었어.” 오늘 자취방을 청소하다가 전 여자친구의 사진이 나와서 적어봤다.
다 치운줄 알았는데, 책상 서랍에 꽃혀 있더라. 아무튼 좋은 기억들을 줘서 고맙더라.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언제 없어질지 모르니 다들 평상시에 잘해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