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철원 GOP에서 근무했어. 그때는 GP 같은 게 없어서 GOP가 최전선이었대. 미군과 한국군이 섞여서 근무하고, 북쪽에선 북한군이랑 중공군이 섞여서 근무했어. 중공군은 괜찮았는데, 때론 철책 너머의 미군이나 한국군과 마주치기도 했다고 해. 당시 철책은 지금처럼 아니었고, 사람 허리나 어깨 높이의 나무 기둥에 철사로 두른 거였어. 그리고 GOP 막사는 말 그대로 땅굴이었어. ㅋㅋㅋ 밥은 죽만 나왔다고 해.
당시 군횡령은 심해서 군수물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고 해. 매 단계에서 뭔가 떼먹어서 남은 게 거의 없었어. 그래서 제대로 된 밥은 기대할 수 없었어. 가끔은 DMZ 가서 복숭아나무에서 복숭아를 따 먹었다고 하네. 그리고 당시 교전도 많았다고 해. 총알을 몰래 갖다가 사냥한 적도 있었대. ㅋㅋㅋ 추궁하면 북한군 의심되다가 고라니였다고 하면 넘어갔다고 해. 그렇게라도 배를 채워야 했다고 하네.
지금 군대는 참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