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짤은 글과는 아무 연관 없음.
전입 오고 일주일인가 선임이 나한테 “여동생 있냐?”라고 해서 “중1입니다!”라고 했더니 “영계 ㅋㅋㅋㅋ 먹어줄 만 하겠네” 이러더군요.
나는 빡쳐서 대대장님에게 마음의 편지를 올렸는데, 영창도 모자랄 판에 휴가 3일로 대충 해결하더라고요.
난 가만히 있다가 패드립을 박혔는데, 나를 실드쳐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음. 그 때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렇게 나는 상처받았고, 그걸로 상꺽때까지 괴롭힘을 계속 받다가 전역했습니다.
우연히 우리 동네 편의점에서 그 사람이 일하고 있는 걸 봤어요. (내 복무지가 상근 많이 뽑는 곳이라 가능한 일임) 그 사람한테 삥뜯긴 전력 있는 후배 한 명이랑 같이 가서 치밀한 전략을 세운 뒤 비장하게 편의점으로 걸어들어갔습니다.
“아~ 형! 이거 형이 다 사는 거 맞죠?” “그럼~ 맘껏 골라! 십만원이 나와도 내가 다 결제한다!” 라고 혼신의 메소드 연기를 펼치면서 편의점 진열대 내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을 싹 다 쓸어담았어요.
초코에몽, 삼각김밥 같은 정상적인 것에서부터 콘돔, 솔의 눈 이런 쓸데 없는 것까지…
그렇게 계산대 위에 언덕을 만들고 그 사람이 바코드 다 찍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 총합 127,560원 나왔어요.
그러고서 우리 둘은 “어? 이런… 나 지갑이 어디 있지?” “아 형 뭐에요… 나도 형이 사준다고 해서 지갑 안 들고 나왔죠…” 라고 환상의 콤비가 되어 열연했죠.
점점 그 사람 얼굴에 패색이 짙어져 가더라고요.
“아, 죄송해요~ 지갑을 집에 두고 와서요~ 금방 다녀올게요?” 라고 얘기해놓고 그대로 떠났어요.
그렇게 PC방에서 한 시간 놀고 다시 그 편의점 앞을 지나가는데 그 사람이 아직도 우리가 계산 안하고 간 물건들을 다시 진열하고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찌나 통쾌하던지.
유리창 너머로 그 사람이 화내면서 열일하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담배 한 모금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 더더욱 심성을 곱게 써야 돌 맞을 일을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